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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장: 감격!!!]

제 수제자의 첫 작품이 탄생하였습니다!!

고딩이 명화십자수를 해봐야 얼마나 할까 싶으면서도

여고의 특성을 살려 2010년에 한 번 시도를 해봤었지요.

시간을 넉넉히 둬서 완성작이 나오면 더 좋고,

설령 미완에 그치더라도 과정에 의미를 두면 괜찮겠다 싶어서요.

최근 10대들의 풍속도는 틈만 나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휴대폰을 만지작대잖아요.

친구가 저만치에 보여도 말 대신 문자나 카톡을 한다더군요.

그래서 제 생각은 이랬어요.

또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실도 함께 감고, 

쓱싹쓱싹 깍두기를 잘도 담는 애는 친구 것도 거들어주고,  

실과 바늘로 그림을 그리는 흥미로운 경험도 하고,

서로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담소도 나누고 하면 

순기능이 제법 있겠다...

수빈이의 첫 인상은 아주 참한 양반집 규수였어요.

제가 ‘척보면 앱니다.’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직업 특성상 얼추 관상쟁이 흉내는 내잖아요.

차분하고 성실해 보여 명화십자수반 반장을 맡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묵묵히 자기의 소임도 하면서 작품도 꾸준히 하더군요.

2010년 12월에 2/6를 해서 가져오더니,

겨울방학에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조금씩 했다며

2011년 4월에 4/6를 들고 와서 저를 놀라게 했어요.

그러더니 수능 이후에 시간여유가 많았다며

2012년 2월, 졸업식 전날에 6/6을 들고 와서 저를 감탄하게 했어요.

말은 장기대여라고 하며 빌려줬지만,

사실 돌려받을 생각이 없던 제 큐스냅까지 고이 봉투에 담아...

“선생님 감사해요.”

“세상에나... 내가 더 고맙지.”

저도 팔불출 기질이 다분한지 완성 자체가 그저 신통방통하고,

분홍 무희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이 헤~벌어지고,

제 첫 작품에 비하면 수결도 훨씬 훌륭해 보이고 그래요.

대학에 진학했으니 졸업입학선물로 액자는 제가 해주려고요.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부반장이 숨어서 열수중이라는데 은근 걱정되네요.

돈 열심히 벌어야겠죠? *^^*